2. 언어
이제 언어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언어는 인간을 이해하는 중요한 통로이다. 무엇보다도 인간을 인간이게끔 만드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이 언어이다. 언어가 없었다면 우리가 누리고 있는 많은 문명과 문화는 상상할 수도 없다. 아마 인간 이외의 다른 존재가 인간과 같은 언어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인간과 같은 문명을 꽃피우는 것은 단지 시간의 문제일지 모른다. 아마 그럴 것이다. 언어를 통하여 한 사람의 경험이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고 그렇게 축적된 경험과 지식이 다음 세대에 전달되었다. 인간의 지식은 언어에서 생겨났다. 왜 우리의 사고 과정이 언어적 상징을 통해서 이루어지는지 이해될 것이다. 언어는 지식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언어에 대해 어떤 찬사를 해도 부족하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언어의 기능
언어는 사고를 담는 그릇이다. 언어를 통해서 마음속에 느껴지는 것을 구체화하고 그것을 표현한다. 우리 머릿속에 떠오르는 전부가 언어는 아니다. 때로 그것은 느낌이거나 그림과 같은 정보일 수 있다. 그렇지만 머릿속에 떠오른 상당한 것은 언어로 구체화한다. 복잡한 뜻을 전달하는 데 언어처럼 효과적인 것은 없다. 누구도 토끼가 국경을 넘어가는 것을 저지하려고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토끼가 넘어가지 말라는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Matin dale, 1995).
언어는 의사소통의 도구이다. 다른 사람에게 나의 뜻을 전달하고 그의 뜻을 받아들이는 데 언어가 사용된다. 동물들도 특정한 방식을 통하여 같은 종끼리 의사소통한다. 원숭이는 낯선 침입자가 있으면 괴성을 지르고 위험신호를 동료에게 알린다. 그뿐만 아니라 새들조차 독특한 소리로 의사를 전달한다. 그런 측면에서 동물들도 의사소통 능력을 갖추고 있다. 동물들의 의사소통 능력에도 불구하고 이런 능력은 인간의 언어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차이가 난다. 개는 낯선 사람이 들어오면 짖지만 '네가 이 집에 들어올 수 있는지 자격증을 내보이라든가' 아니면 '잠시 기다려 내가 당신이 출입해도 되는지 알아
볼게'와 같이 복잡한 구조적 문장을 표현할 수는 없다.
언어의 특징
갈까마귀의 울음이나 침팬지의 외침과 같은 동물의 의사 소통체계와 인간의 언어는 어떻게 차이가 나는가? 갈까마귀는 여러 상황을 나타내는 고유한 음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는 자기 짝에 특정한 이름을 부여하고 있다. 침팬지 또한 여러 가지 상황을 표현하는 독특한 신호들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의사소통 능력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언어와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인간 언어의 독특성은 무엇보다도 그 창의성에 있다. 특정한 상황을 표현하는 무한한 문장표현이 가능하다. 인간의 언어는 다양한 문장으로 만들어질 수 있으며 문법에 맞지 않는 문장조차도 생성할 수 있다. 특정한 문장이 아닌 한, 한 권의 책 속에서 정확하게 같은 문장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것은 인간 언어의 창의성, 즉 문장이 얼마나 다양하게 만들어질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인간 언어는 임의성을 가지고 있다. 어떤 대상에 대한 특정한 음성적 신호는 대상과 특별한 관계가 없다. 그 관계는 임의적이다. 단지 문제가 있다면 언어공동체 간의 합의 문제가 있을 뿐이다. 사과를 우리가 '아직'이라고 부른다고 해서 문제 될 것은 없다. 우리가 '아직' 이 '익으면 빨간색이 되고, 둥글게 생겼으며, 그 크기가 주먹만 한 먹을 수 있는 열매'라는 것을 모두 인정하는 한에서 말이다. 인간의 언어는 구체적인 상황으로부터 자유로운 자유성을 가지고 있다. 동물에게 과거와 미래를 말하는 것은 쉽지 않다. 많은 경우 영원한 현재만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인간의 언어는 이런 즉시성에서 벗어난다. 어떻게 개에게 '나 없는 세상이 어떻게 될 것인지 상상해보라' 혹은 '나는 너의 은인이다. 죽도록 충성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동물의 인간 언어 학습 동물에게 말을 가르치려고 했던 초기의 노력은 실패로 끝났다. 초기 1의 시도는 행동주의 원리에 따라 인간처럼 말을 학습시키려고 하였다.
1930년대 켈로그 (Kellogg) 부부는 아들 도널드(Donald)와 함께 침팬지를 키우면서 말을 가르쳤다. 침팬지는 100단어를 이해했으나 말을 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1940년대 헤여서(Hayes) 부부는 켈로그 부부와 마찬가지로 가정적인 분위기에서 비키(Viki)라는 침팬지를 키우면서 조건형성의 원리를 적용하여 언어를 학습시켰다. 비키는 '맘마(mama)', '파파(papa)', '컵(Cup)', 업(Up)이라는 네 가지 말을 발성하는 것에 성공하였다. 하지만 다른 말을 하지는 못하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침팬지가 말을 습득하지 못하는 데는 해부학적 이유에 근거한다는 주장이 제시되었다. 인간의 말이 발성되려면 그에 맞는 구강구조와 정교한 구장 운동의 발달이 요구되지만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침팬지의 구강구조에 대한 연구는 침팬지에게 '구어'보다는 수화나 다른 상징적인 것을 가지고 언어를 가르치게 하였다. 가장 잘 알려진 연구는 가드너 (Gardner) 부부가 원이시(Washoe)냐는 침팬지를 가지고 훈련한 것이다. 훈련은 1세에서 5세까지 계속되었고, 교육자는 수화만 가지고 대화를 나누었다. 4세경 워 슈는 130개 신호를 학습하였다. 워 슈는 신호를 결합하여 '지의 꽃', '워 슈의 슬픔' 등을 표현할 수 있었다. 자유 막(Prem ack)은 사라(Sarah)라는 침팬지에게 플라스틱 조각을 오려 만든 상징을 사용하여 언어를 가르쳤다. 사라는 예를 들어, 컵이나 우유와 같은 전보 식 문장을 플라스틱 칩을 배열하여 구성하기도 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조건문장을 만드는 것도 학습하였다. 이렇게 배운 침팬지의 의사전달 양식을 언어라고 볼 수 있는가? 테라스(Terrace)는 기호언어를 학습한 침수키(Nim Chimp sky-Noam Chomsky를 희화한 말)의 비디오를 분석한 결과 그들의 언어 행동은 자발적이며 독창적인 언어 행위가 아니라 단순한 모방이라고 주장하였다. 많은 학자는 이제 동물들에게 있어서 상당한 인지능력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침팬지의 경우는 도구를 사용하고 심지어 도구를 만들기까지 하였다.
그렇지만 이들이 사용하는 의사전달 수단은 언어가 가지고 있는 규칙성, 즉 통사가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언어로 보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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